베트남서 수수께끼 ’쥐 사슴’ 30년 만에 재발견

조홍섭 2019.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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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로 멸종 추정한 세계 최소 발굽 동물, 보전 조처 시급

512.jpg » 멸종된 줄 알았던 세계 최소형 발굽 동물인 ‘쥐 사슴’이 남베트남 열대림에서 재발견됐다. 지구 야생동물 보전(GWC) 제공.

쥐 크기의 사슴처럼 생겼지만 사슴은 아닌,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발굽 동물이 베트남 정글에서 30년 만에 다시 발견됐다. 대량멸종 시대에 잃어버린 종이 돌아와, 보전 조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연보전단체인 ‘지구 야생동물 보전’(GWC)는 12일 베트남 남부 생태학연구소와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 및 야생동물 연구소와 함께 베트남 냐짱 근처 저지대 열대림에서 이 동물을 무인카메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512 (1).jpg » 쥐 사슴은 단독 또는 쌍을 이뤄 낮 동안 숲 속에서 활동했다. 지구 야생동물 보전(GWC) 제공.

1910년 남베트남에서 4마리가 처음 발견된 이 동물은 1990년 러시아-베트남 탐사대가 사냥 돼 죽은 개체 한 마리를 확인한 것을 끝으로 사라져 이 지역에 성행하는 올무로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 포유류는 머리·목·앞발은 적갈색이고 등은 잿빛, 배는 흰색인 쥐 크기의 소형 유제류로 ‘쥐 사슴’으로 불리지만 사슴과는 다른 계통이다.

안 응고엔 탐사대장은 “무인카메라에 뭐가 찍혔는지 확인하는데 배가 흰 셰브로틴(쥐 사슴)이 찍혀 깜짝 놀랐고 너무 기뻤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라고 이 단체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번 발견은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 최근호에 실렸다.

512 (2).jpg » 국제 연구진이 쥐 사슴을 촬영하기 위한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지구 야생동물 보전(GWC) 제공.

연구자들은 “이 소형 유제류가 표범, 이리, 비단뱀 등의 포식자뿐 아니라 안남산맥 일대 생물 다양성 핵심지대(핫스폿)를 ‘텅 빈 숲’으로 만들고 있는 광범한 올무 밀렵 때문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보전을 위한 조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니 롱 이 단체 종 보전 과학자는 “재발견과 이미 시행된 초기 보호조처는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무인카메라로 한 두 개체가 아닌 충분한 개체수를 보유한 한 두 개 서식지를 찾아내 보호와 종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512 (3).jpg » 쥐 사슴이 재발견된 해안 저지대 열대림. 올무를 이용한 밀렵이 성행해 세계적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이 지역이 ‘비어 가고’ 있다. 지구 야생동물 보전(GWC) 제공.

연구자들은 ‘쥐 사슴’이 아직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처음에는 무인카메라 3대, 나중에는 29대를 추가 설치해 5개월에 걸쳐 이 동물의 사진 1881장을 찍었다. 그러나 정확히 개체수가 몇이나 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n Nguyen et al, Camera-trap evidence that the silver-backed chevrotain Tragulus versicolor remains in the wild in Vietnam, Nature Ecology & Evolution, https://doi.org/10.1038/s41559-019-1027-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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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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